유리보(EURIBOR; Euro Interbank Offered Rate)란 무엇인가?

유리보(EURIBOR; Euro Interbank Offered Rate)란 무엇인가?

 

유리보(EURIBOR)는 유로화로 유럽 은행간에 대출이나 예금을 할 때 적용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유리보는 유로존의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 중요한 경제 지표이며, 유로화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이나 채권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리보는 1999년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부터 산출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1주일부터 12개월까지의 8개 기간에 대해 매일 발표된다.

유리보의 산출 방법

유리보는 유럽 은행연합(European Banking Federation, EBF)이 선정한 57개 은행의 대출 이자율을 조사하여 산출한다. 조사된 이자율은 높은 순서대로 15%, 낮은 순서대로 15%를 제외하고 평균을 구하여 유리보를 결정한다. 이렇게 하면 특정 은행의 이자율 변동이 유리보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유리보는 매일 오전 11시에 발표되며, 유럽 중앙은행(ECB)이나 로이터(Reuters) 등의 금융 정보 제공업체를 통해 공시된다.

유리보의 의미와 영향

 

유리보는 유로존의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ECB의 통화 정책이나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된다. 일반적으로 ECB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유리보도 상승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유리보도 하락한다. 그러나 유리보는 ECB의 기준금리와 동일하지 않으며, 은행간의 신용 상태나 자금 조달 여건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는 은행들이 서로 신뢰를 잃고 대출을 자제하면서 유리보가 급등했다.

유리보는 유로화로 거래되는 파생상품이나 채권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스왑(Swap)이라는 파생상품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하는 계약으로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유리보이다. 따라서 유리보가 상승하면 스왑 가격도 상승하고, 유리보가 하락하면 스왑 가격도 하락한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의 금융 상품에서도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경우에는 유리보의 변동에 따라 이자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유리보와 관련된 이슈

 

유리보는 중요한 경제 지표이자 금융 상품의 가격 결정 요소이기 때문에, 정확하고 공정하게 산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2012년부터 유리보 조작 사건이 드러나면서 유리보의 신뢰성이 크게 훼손되었다. 유리보 조작 사건은 일부 은행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유리보를 인위적으로 높이거나 낮추는 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유리보에 연동된 파생상품이나 채권의 가격이 왜곡되고, 소비자나 기업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유리보 조작 사건은 금융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범죄로서, 여러 국가의 당국이 수사에 착수하고, 은행들에게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형사 처벌을 가하기도 했다.

유리보 조작 사건 이후에는 유리보의 산출 방법이나 감독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2013년부터 유리보는 EBF가 아니라 유럽 증권시장 감독국(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 ESMA)과 유럽 중앙은행(ECB)이 공동으로 감독하게 되었다. 또한 유리보를 산출하는 은행의 수를 줄이고, 실제 거래 데이터를 반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리보의 신뢰성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유리보는 여전히 은행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하고 있으며, 유로존의 금융 시장 상황이 불안정한 경우에는 유리보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유리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금리 지표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